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그림책을 활용한 통합적 음악활동 (창의성, 태도)

by seulki87 2026. 5. 24.

솔직히 저는 음악 시간이 "노래 한 곡 배우고 끝"이어도 된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림책을 꺼내 들고 음악활동을 연결해 봤을 때, 아이들의 반응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그림책과 음악의 통합이 단순한 아이디어가 아니라 실제로 효과가 있는 교육 방식이라는 걸 그때 처음 몸으로 느꼈습니다.

 

그림책을 활용한 음악활동

 

 

그림책을 활용한 통합적 음악활동, 음악적 창의성, 이야기에서 꺼내야 열립니다

 

음악적 창의성(musical creativity)이라는 개념을 처음 들었을 때 저는 막연하게 "음악을 잘 만드는 능력"쯤으로 이해했습니다. 여기서 음악적 창의성이란 음악적 유창성(musical fluency), 음악적 독창성(musical originality), 음악적 상상력(musical imagination)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된 능력입니다. 유창성은 얼마나 다양한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는지, 독창성은 그 표현이 얼마나 새롭고 독특한지, 상상력은 음악적 사고를 바탕으로 이미지를 얼마나 풍부하게 그려낼 수 있는지를 의미합니다.

 

서울 시내 유치원 만 5세 유아 48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그림책을 활용한 통합적 음악활동을 8주간 적용한 집단은 일반 음악활동을 한 집단보다 세 하위 영역 모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은 점수를 보였습니다. 음악적 유창성(F=10.662, p<.001), 음악적 독창성(F=20.596, p<.001), 음악적 상상력(F=16.327, p<.001)으로, 특히 독창성 항목의 F값이 가장 높았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제가 직접 경험해 봤을 때도 수치가 이해가 됐습니다. 동물이 등장하는 그림책을 읽은 뒤 아이들에게 "이 장면에 어울리는 소리를 악기로 표현해 볼까?"라고 했을 때, 한 아이가 "여기는 트라이앵글 소리가 반짝이는 느낌이야"라고 말하면서 직접 연주했습니다. 이런 반응은 "자유롭게 악기를 연주해 보세요" 라는 지시만으로는 좀처럼 나오지 않는 것들이었습니다. 이야기라는 맥락이 생기자 아이들은 스스로 음악적 이미지를 만들어 냈습니다.

 

공변량 분석(ANCOVA)이라는 통계 방법이 이 연구에서 사용되었는데, 쉽게 말해 사전 검사 점수의 차이를 수학적으로 제거한 뒤 사후 결과를 비교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하면 처음부터 한 집단이 더 잘했을 가능성을 통제하기 때문에, 결과의 신뢰도가 훨씬 높아집니다. 이 방법으로 나온 결과라는 점에서 단순히 "그림책을 쓰면 좋더라"는 인상 수준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림책을 활용한 통합적 음악활동 프로그램이 음악적 창의성을 끌어올리는 데 효과적이었던 핵심 이유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그림책의 이야기와 감정이 유아에게 음악적 표현의 출발점을 제공합니다
  • 소리 탐색, 악기 연주, 신체 표현, 극놀이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어 경험이 단절되지 않습니다
  • 정해진 정답이 없는 표현 방식이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자연스럽게 유도합니다
  •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를 음악으로 풀어가는 과정에서 협력과 창의가 동시에 일어납니다

 

음악적 태도, 잘하는 것보다 즐기는 것이 먼저입니다

 

음악적 태도(musical attitude)는 음악 실력과는 다른 개념입니다. 여기서 음악적 태도란 유아가 음악 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소리를 탐색하며,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음악으로 자유롭게 표현하려는 성향을 의미합니다. 탐색, 표현, 감상의 세 가지 하위 영역으로 구성됩니다.

 

같은 연구에서 음악적 태도 역시 모든 하위 영역에서 유의미한 향상이 나타났습니다. 전체(F=18.043, p<.001), 탐색(F=10.021, p<.01), 표현(F=18.423, p<.001), 감상(F=17.728, p<.001)으로, 특히 표현과 감상 영역에서 효과가 컸습니다. 유아들이 단순히 음악을 듣는 데 그치지 않고 스스로 표현하고 감상하는 경험이 늘어났다는 의미입니다(출처: 중앙대학교 교육대학원).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저는 음악적 태도가 기질이나 성향에 가깝다고 막연히 생각했었는데, 8주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집단 간 유의미한 차이가 생겼다는 사실이 흥미로웠습니다. 제 경험상 평소 음악활동에 소극적이던 아이가 그림책 속 장면을 떠올리면서 자연스럽게 악기를 잡는 장면을 꽤 여러 번 봤습니다. 이야기가 부담을 낮춰주는 역할을 한다는 걸 그때마다 느꼈습니다.

 

다만 이 부분에서 한 가지 생각해 볼 점이 있습니다. 활동이 지나치게 결과 중심이나 발표 중심으로 흘러가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봅니다. "잘 표현해야 한다"는 압박이 생기는 순간, 그림책이 만들어 준 편안한 분위기는 사라집니다. 제가 직접 경험했을 때도, 교사가 정해진 표현 방식을 유도하는 순간 아이들이 눈치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니 교사의 역할은 "잘 표현해 봐"가 아니라 "어떻게 표현하고 싶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아 음악 교육의 방향성에 대해 누리과정 교육부 고시에서도 탐색·표현·감상의 통합적 경험을 강조하고 있으며, 교사 주도보다는 유아 중심의 자발적 표현을 핵심 가치로 제시합니다(출처: 교육부). 이번 연구 결과는 그 방향성이 실제 효과로 입증된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림책을 활용한 통합적 음악활동이 음악적 태도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야기가 있을 때 아이들은 음악에 이유를 갖게 된다"는 것입니다. 음악을 잘해야 하는 과제가 아니라, 이야기 속 장면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음악을 만날 때 태도가 달라집니다.

 

그림책 한 권이 음악 수업의 질을 바꿀 수 있다는 걸, 저는 교실에서 먼저 경험하고 연구 결과로 확인했습니다. 이미 유아 교육 현장에 계신 분이라면 당장 내일 그림책 한 권을 음악활동과 연결해 보시길 권합니다. "이 장면에는 어떤 소리가 어울릴까?"라는 질문 하나만으로도 아이들은 생각보다 훨씬 풍부한 음악적 상상력을 꺼내 보입니다. 그 순간이 바로 창의성 교육의 시작점입니다.

 

참고: https://dcollection.cau.ac.kr/public_resource/pdf/000000054742_20260524165854.pdf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블로그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