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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선물' 그림책 놀이 (핵심 구조, 교실, 활동)

by seulki87 2026. 5. 5.

저자 김윤정, 출판 상수리, 발행 2016.03.25.

 

 

어린이집에서 그림책을 읽어주다 아이가 울컥하는 장면을 처음 목격했을 때, 저는 그림책의 힘을 새삼 실감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엄마의 선물』은 유독 그런 순간을 자주 만들어주는 책입니다. 손의 움직임 하나로 사랑을 전하는 이 그림책이 교실에서 어떻게 살아 움직이는지, 제가 직접 겪어본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엄마의 선물 그림책 놀이, 처음 이 책을 손에 쥐었을 때! 핵심 구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엄마의 선물』을 처음 접했을 때 저는 표지만 보고 그냥 무난한 정서 그림책이겠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책을 펼치는 순간 구조 자체가 달랐습니다. 일반적인 그림책과 다르게 이 책에는 트레이싱지(tracing paper)가 중간중간 삽입되어 있습니다. 트레이싱지란 반투명한 필름 형태의 종이로, 아래 그림이 비쳐 보이는 특성을 가집니다. 이 책에서는 그 트레이싱지를 넘기는 행위 자체가 메시지가 됩니다.

 

"다른 사람에게 손가락질하면"이라는 문장에서 장을 넘기면, 그 손가락이 서서히 나 자신을 향하게 됩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처음 그 장면을 넘겼을 때 어른인 저도 순간 멈칫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읽어줄 때도 그 장면에서 교실이 한 박자 조용해지는 경험을 합니다. 이걸 작가가 구현하기 위해 트레이싱지 작업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고 전해집니다. 매 페이지가 단순한 삽화가 아니라, 장을 넘기는 물리적 행위와 결합해 의미를 완성하는 구조입니다.

 

이 책의 핵심 구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트레이싱지를 활용해 '행동이 되돌아온다'는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체험하게 구성
  • 엄마의 말에서 시작해 아이의 대답으로 끝나는 대화형 내러티브
  • 겉표지와 뒤표지가 각각 '엄마에서 아이로', '아이에서 엄마로' 방향이 반전되는 순환 구조

이 구조적 장치 덕분에 아이들은 단순히 이야기를 듣는 것이 아니라, 책을 넘기는 과정에서 감정을 체험합니다. 유아교육에서 말하는 체화 학습(embodied learning), 즉 신체적 경험을 통해 개념을 내면화하는 방식이 그림책 한 권에 담겨 있는 셈입니다.

 

교실에서 실제로 읽었을 때 일어난 일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그림책을 읽을 때 속도와 톤이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은 그보다 '쉼'이 더 중요했습니다. 문장 하나 읽고 트레이싱지를 넘기기 전, 2~3초 그냥 기다리는 것. 그 짧은 침묵 안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다음에 어떻게 될까'를 상상합니다.

 

저는 이 책을 읽을 때 정서적 공감 유도(emotional resonance induction)를 의도적으로 활용합니다. 정서적 공감 유도란 독자가 이야기 속 감정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게 만드는 읽기 전략으로, 속도 조절과 목소리 높낮이가 핵심 도구입니다. 처음에는 천천히 낮은 톤으로 시작하고, 중반부에서 약간 속도를 올렸다가, 마지막 장으로 갈수록 다시 느리고 부드럽게 마무리합니다. 이렇게 리듬을 타다 보면 아이들이 자기도 모르게 집중하게 됩니다.

 

그 결과는 종종 수업 밖에서 확인됩니다. 한 번은 다음 주 수업에 갔더니, 한 아이가 친구를 치려는 다른 아이에게 "야, 그거 너한테 돌아온대"라고 말하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그림책이 아이들 마음에 잔상처럼 남아 생활 속에서 불쑥 튀어나온다는 게 이런 의미였습니다. 어떤 도덕 교육 자료보다 그 한 문장이 오래 남은 것입니다.

 

정서 발달 측면에서도 이 책의 효과는 연구로 뒷받침됩니다. 그림책을 통한 정서 어휘 발달이 아동의 공감 능력과 친사회적 행동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에서 확인되었습니다(출처: 한국아동학회). 『엄마의 선물』처럼 명확한 감정 언어와 결과를 담은 그림책은 그 효과가 특히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책을 읽은 뒤 아이들과 할 수 있는 활동

 

책을 덮고 난 뒤가 사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주로 세 가지 방향으로 연계 활동을 진행합니다.

첫 번째는 손 찍기 미술 활동입니다. 자신의 손을 도화지에 대고 윤곽을 그린 뒤, 그 손안에 가족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적습니다. "엄마 사랑해요", "아빠 고마워요"처럼 단순한 문장도 좋고, 어떤 아이는 가족 그림을 손안에 그려 넣기도 했습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이 활동은 쓰기가 서툰 아이도 그림으로 참여할 수 있어서 배제 없이 전원이 함께할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두 번째는 손 표현 놀이입니다. 손으로 하트를 만들거나, 친구의 손을 잡으며 "나는 너를 좋아해"라고 말해보는 활동입니다. 이 단순한 놀이에서 아이들이 서로를 바라보며 웃는 모습이 인상 깊게 남아 있습니다. 비언어적 의사소통(nonverbal communication), 즉 말 대신 몸짓이나 표정으로 마음을 전하는 방식을 연습하는 활동으로도 기능합니다.

 

세 번째는 종이 접시를 활용한 어버이날 카드 만들기입니다. 종이 접시를 반으로 접어 안쪽에 편지를 적고, 겉면에 엄마와 아이 모습을 그려 붙이는 방식입니다. 어버이날이 가까운 5월에 이 책과 함께 진행하면 활동의 의미가 배가됩니다.

 

아동의 정서 지능(EQ) 발달에 있어 그림책 기반 활동이 미치는 긍정적 효과는 교육부 유아교육 정책 자료에서도 강조된 바 있습니다(출처: 교육부). 단순한 독서를 넘어, 감정을 표현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경험으로 확장될 때 그림책의 교육적 가치가 온전히 실현된다는 점에서, 『엄마의 선물』은 연계 활동과 함께할 때 진짜 빛을 발합니다.

 

이 책은 어버이날에 한 번 꺼내는 계절용 그림책이 아닙니다. 아이들이 "선물"이라는 단어를 물건 너머의 의미로 이해하기 시작하는 순간, 교사로서 그 변화를 목격하는 경험은 오래 남습니다. 올해 5월, 책장 한켠에 있다면 한 번 꺼내 보시길 권합니다. 읽어주는 사람도 결국 무언가를 돌려받게 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gdjKlgH84Rs&list=PLYL5HwiWwpBJx8DUDqZ_fbmYC_bHdqH1_&index=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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