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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관련 유아 그림책 활용의 교육적 효과 (배경, 놀이성과 정서지능, 적용)

by seulki87 2026. 5. 17.

인간 관계의 기초가 되는 가치

 

 

"친구랑 사이좋게 지내야 해"라는 말을 아이들에게 몇 번이나 반복해 봤는지 모릅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림책 한 권을 읽어주고 "이 친구는 왜 속상했을까?"라고 물었을 때, 아이들의 눈빛이 달라졌습니다. 그 순간이 계속 머릿속에 남아 있습니다.

 

인성 관련 유아 그림책 활용의 교육적 효과, 그림책이 인성교육의 도구가 된 배경

 

인성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립니다. 지식 전달 방식으로 덕목을 설명해야 한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유아기에는 그 방식이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다섯 살 아이에게 "배려란 타인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입니다"라고 설명하면 고개는 끄덕이지만 행동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었습니다.

 

그림책이 대안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건 이런 한계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유아 인성교육을 위한 추천 도서 목록을 별도로 발간했을 정도로, 그림책은 이미 공교육 현장에서 인성 덕목 전달의 핵심 매체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여기서 인성 덕목이란 배려, 존중, 협력, 나눔, 질서, 효처럼 인간관계의 기초가 되는 가치들을 말합니다.

 

유아 인성교육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누리과정에서도 명확히 다루고 있습니다. 2019 개정 누리과정은 유아 중심, 놀이 중심을 핵심 원칙으로 삼으며, 인성 덕목 역시 생활 속 경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출처: 교육부). 그림책을 활용한 상호작용 활동은 이 원칙과 맞닿아 있습니다. 이야기 속에서 감정을 경험하고, 친구와 생각을 나누는 과정 자체가 인성교육이 되기 때문입니다.

 

제가 직접 현장에서 느낀 것도 비슷합니다. 그림책은 아이들이 거부감 없이 감정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만들어 줍니다. 이야기 속 인물의 감정을 이야기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자기 이야기를 꺼내는 아이들을 자주 보았습니다.

 

놀이성과 정서지능, 그림책이 실제로 어떤 영향을 주는가

 

한 연구에서 만 5세 유아 50명을 두 집단으로 나눠, 한 집단에는 12주 동안 인성 관련 그림책을 활용한 상호작용 활동을 진행하고 다른 집단에는 일반적인 동화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결과는 명확했습니다. 그림책 상호작용을 경험한 집단에서 놀이성과 정서지능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향상이 나타났습니다.

 

여기서 놀이성(Playfulness)이란 유아가 놀이 상황에서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즐거움을 표현하는 성향을 말합니다. 신체적 자발성, 사회적 자발성, 인지적 자발성, 즐거움의 표현, 유머 감각의 다섯 가지 하위 영역으로 측정합니다. 정서지능(Emotional Intelligence)이란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인식하고, 그 감정을 적절히 조절하며 관계 속에서 활용하는 능력입니다. 자기 인식, 자기 조절, 타인인식, 타인조절의 네 가지 영역으로 구성됩니다.

 

연구에서 활용된 놀이성 측정 도구는 CPS(Children's Playfulness Scale)로, Barnett(1991)이 개발하고 유애열(1994)이 번안한 척도입니다. 신뢰도 지수인 Cronbach's α가 0.940으로 나타나 측정 도구의 일관성이 높다는 점도 확인되었습니다. Cronbach's α란 같은 개념을 측정하는 문항들이 서로 얼마나 일관되게 반응하는지를 나타내는 신뢰도 계수로, 보통 0.7 이상이면 신뢰할 수 있다고 봅니다.

 

저는 이 결과가 예상 밖이 아니었습니다. 그림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눈 뒤 역할놀이로 이어졌을 때, 아이들은 그냥 이야기를 재연하지 않았습니다. 친구를 도와주는 장면을 새로 만들고, 갈등 상황에서 다른 해결 방법을 시도해 보는 등 놀이를 스스로 확장해 나갔습니다. 특히 평소에 감정 표현을 잘 하지 않던 아이가 그림책 속 인물의 마음을 대신 이야기하면서 자연스럽게 자기감정도 꺼내던 장면은 지금도 기억에 남습니다.

 

그림책을 활용한 상호작용 활동이 놀이성과 정서지능에 미치는 효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놀이성 향상: 신체적 자발성, 사회적 자발성, 인지적 자발성, 즐거움의 표현, 유머 감각 모든 하위 영역에서 유의미한 차이 확인(F=5.717, p<.05)
  • 정서지능 향상: 자기 인식, 자기 조절, 타인인식, 타인조절 모든 하위 영역에서 유의미한 차이 확인(F=6.942, p <. 05)
  • 효과 지속성: 12주, 주 1회(약 30분) 활동만으로도 두 영역 모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났다는 점에서 현장 적용 가능성이 높음

 

교실에서 실제로 적용할 때 중요한 것

 

그림책을 활용한 상호작용이 효과적이라는 의견에는 저도 동의하는데, 다만 그림책만 고르면 다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그 부분에서 조금 다른 경험을 했습니다. 같은 그림책이라도 교사가 어떤 질문을 던지느냐에 따라 아이들의 반응이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ANCOVA(공변량분석)는 사전 점수 차이를 통제한 상태에서 집단 간 차이를 비교하는 통계 방법입니다. 이 연구에서는 ANCOVA를 활용해 사전 동질성을 확보하고 두 집단의 변화량을 비교했는데, 이는 단순 평균 비교보다 훨씬 엄밀한 방식입니다. 실험집단과 비교집단의 평균 월령이 각각 71.40개월과 72.60개월로 거의 같았다는 점도 결과의 신뢰성을 높이는 요소입니다.

 

유아의 정서 발달에 관한 연구들은 교사의 발문 방식이 유아의 정서 표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습니다(출처: 육아정책연구소). 제 경험상 이건 분명히 맞습니다. "이 친구가 왜 울었을까?"처럼 열린 질문을 던질 때와 "친구를 때리면 안 되지?"처럼 정답을 유도할 때, 아이들이 대화에 참여하는 깊이가 전혀 달랐습니다.

 

교실에서 그림책 상호작용을 실제로 적용할 때 저는 이 순서를 지키려고 합니다. 먼저 그림책을 충분히 읽어주고, 등장인물의 감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다음 "내가 그 친구라면 어떻게 했을까?"라고 연결 질문을 던집니다. 마지막으로 역할놀이나 그림 그리기, 이야기 꾸미기 등으로 활동을 확장합니다. 이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때 아이들의 참여도가 가장 높았습니다.

 

그림책은 단순히 이야기를 전달하는 도구가 아니라, 유아가 타인의 감정을 경험하고 자신의 감정을 안전하게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줍니다. 그 공간이 넓어질수록 아이들은 더 자유롭게 놀이를 확장하고, 관계 속에서 감정을 건강하게 다루는 방법을 익혀 나갑니다.

 

그림책 한 권이 교실에서 그렇게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는 걸, 저는 직접 경험하고 나서야 실감했습니다. 인성교육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그림책 한 권부터 다시 꺼내 보시기를 권합니다. 그리고 읽어주고 나서 딱 한 가지만 물어보십시오. "이 친구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그 한 마디가 생각보다 훨씬 많은 것을 열어 줄 것입니다.

 

참고: https://kwu.dcollection.net/public_resource/pdf/000001633680_20260517155533.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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