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77 '들리니?'와 '들어봐! 들리니?' 그림책 놀이 (귀 기울이기, 신문지 활동, 포스트잇, 감각 탐색)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처음에 소리를 주제로 한 그림책 활동이 이렇게까지 깊어질 수 있다는 걸 몰랐습니다. 그냥 책 읽고, "어떤 소리 들려요?" 한 번 물어보는 정도로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아이들과 함께 귀를 기울여 보니, 제가 먼저 놀랐습니다. 평소에 무심코 지나쳤던 소리들이 교실 안에 이렇게 많이 숨어 있었다는 사실을요.들리니? 와 들어봐! 들리니? 그림책 놀이, 귀 기울이기혹시 지금 이 글을 읽으면서 잠깐 멈추고 주변 소리를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대부분은 의식적으로 멈추지 않으면 그냥 흘려보내게 됩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아이들에게 "지금 어떤 소리가 들려?"라고 물으면 금방 대답할 거라 생각했는데, 실제로 해보니 처음엔 조용했습니다. 그 침묵이 어색해서 제가 먼저 .. 2026. 4. 27. '용기 모자' 그림책 놀이 (두려움, 감정 정리, 변신 모자 접기) 용기란 두려움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이들에게 용기를 가르칠 때, 말로 설명하는 것과 직접 몸으로 경험하게 하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오래 남을까요? 저는 『용기 모자』 그림책 놀이를 아이들과 함께 해보면서 그 답을 찾았습니다.용기 모자 그림책 놀이, 두려움을 꺼내기『용기 모자』는 겁이 많은 주인공 메이스가 할아버지와 함께 신문지로 모자를 만들면서 서서히 자신감을 되찾아 가는 그림책입니다. 메이스는 강아지의 짖는 소리, 창문 밖에서 번지는 빛, 어두운 계단 같은 일상의 장면들을 두려워합니다. 아이들 대부분이 한 번쯤 느껴봤을 법한 감정들이어서인지, 저도 이 그림책을 처음 읽었을 때 예상보다 훨씬 깊이 공감이 갔습니다. 이 책에서 인상.. 2026. 4. 27. '괴물들이 사는 나라' 그림책 놀이 (장치, 확장) 아이가 화가 나서 방문을 쾅 닫고 들어간 뒤 한동안 나오지 않을 때, 어른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있습니다. 저도 그런 장면을 교실에서 여러 번 봤는데, 『괴물들이 사는 나라』를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서 그 막막함이 조금은 풀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그림책 하나가 아이들의 감정 표현과 상상력을 어떻게 끌어내는지, 실제로 써봤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괴물들이 사는 나라 그림책 놀이, 그림책이 품고 있는 장치들 『괴물들이 사는 나라』(원제: Where the Wild Things Are)는 모리스 센닥(Maurice Sendak)이 1963년 발표한 그림책입니다. 주인공 맥스는 집 안에서 온갖 장난을 치다가 엄마에게 혼나 방에 갇히고, 그 방이 상상 속 괴물 나라로 변하면서 이야기.. 2026. 4. 26. '로지의 산책' 그림책 놀이 (그림책 구조, 확장)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도 처음엔 그림책을 그냥 읽어주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글을 읽어주면 아이들이 듣고, 끝. 그게 다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로지의 산책』을 유아들과 함께 펼쳐 들고 나서야 제가 얼마나 좁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깨달았습니다. 글과 그림이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는 그림책이라는 걸, 직접 아이들 반응을 보고 나서야 실감했습니다. 로지의 산책 그림책 놀이, 글과 그림이 다른 이야기를 하는 그림책의 구조 『로지의 산책』은 겉으로 보면 단순합니다. 암탉 로지가 농장을 산책하고 집으로 돌아온다는 이야기입니다. 글 텍스트만 따라가면 로지가 마당을 가로질러, 연못을 돌아, 건초 더미를 지나가는 경로 설명이 전부입니다. 그런데 그림을 보면 완전히 다른 장면이 펼쳐집니다.이것이 그림책 .. 2026. 4. 26. '돼지책' 그림책 놀이 (페리텍스트, 놀이로 연결) 그림책 한 권으로 아이들과 양성평등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처음 이 질문을 받았을 때 솔직히 저도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앤서니 브라운의 『돼지책』을 교실에서 직접 꺼내 들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이 그림책은 단순히 집안일 분담을 다루는 이야기가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 "왜?"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었습니다. 돼지책 그림책 놀이, 페리텍스트가 먼저 말을 건다 그림책을 수업에 활용할 때 많은 분들이 본문 내용에 집중하는데, 저는 『돼지책』에서 페리텍스트(peritext)의 힘을 먼저 느꼈습니다. 페리텍스트란 표지, 면지, 헌사 등 본문 바깥을 둘러싼 텍스트 요소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책의 '껍데기'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작가의 의도가 가장 먼저 담기는 공간입니다... 2026. 4. 25. '내가 아빠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세요' 그림책 놀이 (읽기, 할 수 있는 일) 아이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게 어색하신 적 있으신가요? 저는 솔직히 그랬습니다. 그런데 그림책 한 권이 그 어색함을 단번에 날려버렸습니다. 샘 맥브래트니 작가의 『내가 아빠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세요』는 아기 토끼와 아빠 토끼가 서로의 사랑 크기를 몸짓과 말로 겨루는 이야기입니다. 단순한 줄거리 같지만, 이 그림책이 아이와 어른 사이에서 만들어내는 감정의 온도는 생각보다 훨씬 뜨겁습니다. 내가 아빠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세요 그림책 읽기, 그냥 읽으면 절반만 즐기는 겁니다 제가 처음 이 그림책을 아이들과 읽었을 때, 그냥 소리 내어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읽는 방식을 조금 바꾸니 반응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이 그림책에는 '이만큼', '달까지'처럼 감정을 크기로 표현하는 핵심 어휘.. 2026. 4. 25. 이전 1 ··· 5 6 7 8 9 10 11 ··· 13 다음